소소한 일상/영화평

영화 오펜하이머 관람 후기

kusson 2023. 8. 1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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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이 원자폭탄으로 인해 폐망하고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은 날짜인 8월15일을 기념해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개봉하자 마자 보고 왔다. 이 영화는 개봉하기 전부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테넷 이후 3년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큰 화재가 되었다. 특히 놀란 감독이 우리나라를 직접 찾아 알쓸신잡이라는 TV에 출연하면서 이 영화를 소개하였기 때문에 더 인기를 끌고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영화자체는 놀란감독 특유의 현란한 화면전환과 음악이 어우러져 몰입감을 배가 시킨다. 그러나 끈금없는 몇가지 장면이 나오는 것과 3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은 좀 지루한 감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스텔라에서 느꼈던 몰입감과 신선함은 여전하다.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에게도 오펜하이머라는 이름은 생소한 이름이었다. 원자탄 개발계획인 맨해탄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 이었지만 2000년대 초반 까지도 철저히 숨겨진 인물이 오펜하이머였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영화를 보고 나서야 완벽히 이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지용, 백석 등을 비롯한 천재 시인들도 북한으로 월북했다는 이유만으로 2000년대 문민 정부가 들어서기 까지 철저히 숨겨져 있었다. 그후 군사정권이 바뀌고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지면서 이들의 이름이 알려지게 된 것처럼 오펜하이머도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었다.

 오펜하이머란 인물은 천재적인 두뇌로 물리뿐만아니라 다양한 방면에 관심이 많았는데 2차 세계 대전 직전에는 공산주의 사상에도 심취해 그 쪽 사상을 가진사람들과 많은 교류도 있었고 동생 또한 공산주의 단체와 관련이 있었다. 이러한 이유로 CIA에서 약점이 있는 오펜하이머를 일부러 맨해튼 계획의 책임자로 임명하고 뒤에서 조종하며 폭탄을 개발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도 가지게 된다. 명성이 필요하다면 그때 벌써 노벨상을 받고 명성이 자자했던 아인슈타인이나, 페르미, 디렉 같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굳이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오펜하이머를 책임자로 앉힌 것이 이상하게 보이기도 한다.

 

 

 

오펜하이머 역은 영화 덩게르크로 유명한 킬리안 머피가 담당했다. 머피의 연기도 좋았고 최고의 배우인 맷데이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에밀리 브런트, 라미 말렉등 액션 히어로 물에서 자주 보던 연기파 배우들이 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는 것도 특이했다.

 놀란 감독은 컴퓨터 CG를 많이 쓰지 않고 실사 촬영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이번 영화도 CG는 별로 없이 실사 촬영으로 영화의 대부분을 완성했다. 맨해튼 프로젝트가 수행되었던 로스앨라모스 사막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사막지역을 촬영지로 택해 영화를 촬영했다.

 

 

 맨해튼 프로젝트에 투입된 과학자들은 3년정도의 시간동안 연인원 4,000명의 인력과 2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 받으며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그림에서 사다리 탑 위에 최초의 원자탄이 설치 되었다. 일명 트리니티 프로젝트가 시행된 것이다.

 

 

오펜 하이머가 탑위에 올라가 설치된 원자폭탄을 점검하고 있다.

 

 

 원자폭탄 폭발 실험이 있던 전날은 폭풍이 몰아쳐 실험을 계속하기 어려운 날씨였으나 이 지역의 기상 환경을 잘 아는 어느 과학자의 조언으로 폭풍 다음날 새벽 5:30으로 폭발 시간이 정해진다. 폭탄의 실험은 성공이었고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여 주었다.

 

 

 우리가 이미 아는 것처럼 일본의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졌고 이로써 일본은 항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2차 대전이 끝나고 잠시동안 원자폭탄의 개발 책임자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영웅으로 떠 올랐고 엄청난 환호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곧이어 공산주의자 색출을 주로하는 매카시즘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전국민에 대한 사상 검증이 벌어지게 된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곧이어 소련도 원자폭탄을 개발하게 되면서 누가 폭탄의 기밀을 소련에 알려 준 것이 아닌지 의심이 일기 시작했고 미국 의회에서 청문회가 열리게 된다. 여기서 오펜하이머에게 공산주의자라는 누명을 씌워 그를 체포하기 위한 사상검증이 열리게 된다. 오펜하이머를 공격하는 역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열연을 펼쳐 두 배우의 환상적인 심리연기를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에서는 소련의 핵폭탄 개발과 그 배후에 관련된 스파이를 추출한다는 명목으로 메카시 열풍이 불게 되었다. 맨해튼 프로젝트를 비롯한 많은 과학적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과 사회 사상가들이 기소되어 옥고를 치르는등 마녀 사냥식 희생양이 남발되었다. 오펜하이머도 이 문제로 많은 고초를 겪었지만 결국은 동료과학자들의 증언과 노력으로 그의 노력이 인정되고 복권되었다. 그러나 더이상 군사 기밀에 대한 접근은 금지되었고 원자력 위원회와의 계약은 취소되었다.

 

 그 이후 그의 이름은 철저히 금기시 되었다가 2000년이 되어서야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되었고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도 그 즈음에야 그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나 사상의 자유를 입으로는 수없이 외치면서도 실제로 사상의 자유가 없이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온 것이다.

 

 일본에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우리가 광복을 맞이한지 78 주년이 되는 날 오펜하이머를 보면서 세상은 공정하고 정의롭게 돌아가고 있는지 다시한번 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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