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펜하이머의 개봉으로 알아본 오펜하이머의 일생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는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중 한 명으로, 원자폭탄의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원자폭탄 개발기간 동안(1943~45) 로스앨러모스 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했다. 1947~66년에는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 위험인물로 지목되어 충성심과 신뢰도를 문제 삼아 기소당했고, 이로 인해 열렸던 정부 청문회 결과로 보안사항 취급허가와 정부 고위층의 자문역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 사건은 정부 안에서 과학자의 역할과 관련된 정치적·도덕적 문제를 함축하고 있었기 때문에 과학계의 관심사가 되었다.

로버트 오펜하이머(1904~1967)

 

1.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연대기

 오펜하이머는 1904년 뉴욕시에서 독일계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직물류 수입 사업으로 크게 성공한 독일계 이민자였다. 하버드대학교에서 라틴어·희랍어·물리학·화학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였다. 시집을 펴내기도 하고, 동양철학에도 관심이 있었다. 1925년 하버드대학교를 졸업한 후 케임브리지대학교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연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다. 러더퍼드 경의 지도 아래 원자구조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게 되었다. 영국의 동료들과 함께 원자연구 발전에 기여한 후 독일 막스 보른의 초청으로 괴팅겐대학교로 갔다. 그곳에서 닐스 보어와 폴 디랙과 같은 저명한 물리학자들과 교류하며 1927년 괴팅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와 캘리포니아공과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쳤다.

 

 1920년대에는 새로운 양자론과 상대론이 등장하여 과학계의 관심을 끌고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에너지 질량 등가성과, 물질은 파동성과 입자성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은 어렴풋한 개념만 존재하던 상황이었다. 그의 초기 연구는 주로 전자·양성자·우주선(宇宙線)과 같은 원자구성입자들의 에너지 과정에 관한 연구에 집중되어 있었다. 양자론이 발표된 이래 미국 대학의 자유로운 연구 풍토는 오펜하이머에게 이 양자론에 집중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와 함께 그는 교육에도 전념해 그의 제자들은 오펜하이머의 지도력과 지적 독립성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오펜하이머는 독일에서 히틀러주의가 등장하자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36년 스페인 내전에서는 공화당의 편에 서서 공산주의자 학생들과 친분을 맺었다. 그해 아버지가 사망하면서 상당한 유산을 상속받았으며, 이를 이용하여 반파쇼 단체를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탈린의 탄압으로 인해 러시아 과학자들이 겪는 고통을 목격한 후 공산당과의 연결을 끊고, 오히려 자유민주주의 철학을 더욱 강조했다.

 

 

 1939년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 이후,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레오 실라르드는 미국 정부에게 나치가 핵폭탄을 개발한다면 인류 전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를 계기로 오펜하이머는 천연 우라늄에서 우라늄-235를 분리하는 과정과 핵폭탄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의 임계 질량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42년 8월, 미국 육군은 핵 에너지의 군사적 활용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영국과 미국의 물리학자들과의 공동연구를 조직하는 책임을 부여받았으며 이 계획은 "맨해튼 계획"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를 위해 오펜하이머는 연구소를 설립하고 그들을 지휘했다.

 

 1943년, 자신이 어릴 적을 보낸 뉴멕시코 샌타페이 근처의 로스앨러모스 고원을 연구소의 위치로 선정하였다.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1942년에 오펜하이머가 군 보안요원들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는데, 이 조사는 그와 친분이 있는 몇 명의 사람들이 소련의 스파이라는 혐의와 연관되어 있었다. 한 친구는 이 사건으로 인해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교직을 포기해야 했다. 1954년 안보 청문회에서, 오펜하이머는 그 조사 결과 중 자신의 기여 부분이 거짓이라고 진술했다. 독일이 항복한 후, 로스앨러모스 과학자들의 협력과 노력은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 앨러머고도에서 최초의 핵폭발로 이를 정점에 이르렀다. 같은 해 10월,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직책을 사임하였다.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 트리니티 실험의 현장. 출처 : 위키피디아

 

 1945년에는 프린스턴 대학교의 부설 고등연구소 소장을 맡았고, 원자력위원회의 일반자문회의 의장으로 재직 중이던 1949년 10월에는 수소폭탄 개발 계획에 반대했다. 1953년 12월 21일, 적대적인 내용을 담은 군 보안 보고서가 발표되어, 과거의 공산주의 활동 경력, 소련 간첩 명단 제출 지연, 수소폭탄 제조 반대 등과 연루되었다는 이유로 오펜하이머는 기소되었다. 그러나 보안 청문회는 오펜하이머의 반란 혐의를 무죄로 선언했지만, 그의 군사 기밀에 대한 접근은 금지되었고, 결과적으로 원자력위원회와의 계약은 취소되었다. 미국과학자동맹은 오펜하이머의 기소에 반대하며 즉각적인 변론을 벌였다. 오펜하이머는 과학적 발견으로 인해 발생한 도덕적인 문제들에 대한 해결을 적극적으로 시도하다가 "마녀사냥"에 휘말려 과학자의 희생양이 되었다. 남은 삶을 과학과 사회의 관계에 관해 사상을 정립하는 데 전념한 오펜하이머는 1963년 냉전이 끝나가는 시기에 린든 B. 존슨 대통령에 의해 원자력위원회의 '엔리코 페르미상'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복권되었다. 1966년에는 프린스턴 대학에서 퇴직하고, 그 해에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대기 간단 정리

1904년 4월 22일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다.
1922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물리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1925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캐번디시 연구소에서 연구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러더퍼드 경의 지도 아래 원자구조에 관한 선구적인 연구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히틀러의 도발에 따라 원자폭탄 개발 계획인 '맨해튼 계획'의 책임을 맡았다.
1926년 미국으로 돌아와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1939년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다.
1945년 로스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의 소장이 되었다.
1945년 7월 16일 뉴멕시코주 앨라모고도주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폭탄 실험을 지휘했다.
1945년 8월 6일과 9일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투하되었다.
1946년 제2차 세계 대전이 종전된 후 로스알라모스 국립 연구소의 소장을 사임했다.
1947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교수로 복직했다.
1954년 미국 정부의 반공주의 정책에 반대하다가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에서 교수직을 사임했다.
1967년 2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페에서 후두암으로 사망했다.

 

 

3. 결론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원자폭탄의 개발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원자폭탄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핵무기의 폐기를 주장하는 등 인류의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20세기 최고의 물리학자 중 한 명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위대한 과학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