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99 초전도체 아니다 : 네이처에서 결론냄

세계적인 권위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16일(현지시간)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온라인에 게재했다. 앞서 네이처는 LK-99의 초전도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해외 여러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회의적인 반응을 전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아예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LK-99가 초전도체 아니라고 발표된 네이처 논문

 

 

 

 LK-99가 초전도체로 밝혀지기 전, 국내 연구진은 LK-99가 상온에서 초전도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이처는 LK-99가 초전도성을 보인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네이처는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점을 지적했다.

1. LK-99가 초전도체로 밝혀진 영상에서 LK-99가 자석 위에서 떠오르는 현상은 마이스너 효과가 아니라 강자성 물질의 특성이다.
2. LK-99의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는 온도는 황화구리의 상전이 온도와 일치한다.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가 합성한 순수한 LK-99는 절연체이다.
3. LK-99는 황화구리 불순물로 인해 초전도체로 오인된 것이다.

퀀텀에너지연구소는 네이처의 결론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국내 연구진은 LK-99의 초전도성을 검증하기 위해 현재 샘플 제작에 나서고 있다. 검증 결과는 이달 말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LK-99의 초전도성 여부는 과학계의 큰 관심사였다. 그러나 네이처의 결론으로 인해 LK-99는 초전도체로 볼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이로써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네이처의 결론에 대해 국내 연구진은 여전히 LK-99가 초전도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처의 결론은 과학계의 LK-99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LK-99가 초전도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첫째로 퀀텀 에너지 연구소에서 공개한 영상에는 은빛 물질이 한쪽을 자석 위에 고정한 채 공중에 부양한 듯한 장면이 있었다. 퀀텀 에너지 연구소는 이 영상이 초전도체의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제 연구진이 합성한 LK-99에서는 어디서도 마이스너 효과를 관측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미국 하버드 대학교 응집물리 연구소의 데릭 반 제넵(Derrick van Gennep) 박사는 강자성 물질로 LK-99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 물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는 흑연 부스러기를 압축하여 만든 펠릿에 철제 파일링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강자성 물질을 구현하였으며, 이 물질은 실제로 LK-99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앞서 중국 베이징대 연구팀도 LK-99가 강자성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샘플이 공중에 떠오르는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K-99가 초전도체로 주목받은 두 번째 이유는 급격한 저항의 감소이다. 국제 연구진은 LK-99가 특정 온도에서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는 원인을 밝혔는데 이는 초전도체와는 무관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일리노이 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의 화학자인 프라샨트 자인(Prashant Jain) 교수는 LK-99의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는 온도에 주목했다. LK-99의 저항은 섭씨 104도에서 급격히 감소하는데, 이는 황화구리가 상전이되는 온도와 일치한다. 퀀텀 에너지 연구소는 LK-99 제조 과정에서 황화구리와 같은 다양한 불순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프라샨트 자인은 "연구진이 이 사실을 간과한 것은 믿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독일 막스 플랑크 고체 연구소도 순수한 단결정 LK-99는 수백만 옴의 저항을 가지는 절연체에 불과하다고 언급했다. 이 연구소의 물리학자 파스칼 푸팔(Pascal Puphal) 박사는 "LK-99에서 관측된 초전도 특성은 결정에 존재하지 않는 황화구리 불순물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현상"이라며, "결정체가 있다면 시스템의 본질적인 특성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퀀텀 에너지 연구소는 네이처의 논평 요청을 거부한 상태이며, 언론의 취재 요청에도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은 LK-99의 검증 작업을 현재도 계속하고있다. 국내 물리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검증위원회는 LK-99 합성에 필요한 물질을 확보하여 샘플 제작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 달 말에는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므로 아직 확실치 않은 정보로 무조건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