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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SK 하이닉스 칩 탑재의 뒷 이야기

kusson 2023. 9. 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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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화웨이의 메이트 60 프로에는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인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2020년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제재가 도입된 후 더는 화웨이와 거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트60 프로 출시(사진 = EPA)

 

 

 

 

 

 

 

 화웨이는 지난달 말 중국 반도체 기업 SMIC가 개발한 칩이 장착된 신형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했다. 이 신형 스마트폰에 쓰인 칩은 기린 9000으로 이 칩에는 7나노 공정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7나노 공정은 2018년 애플 아이폰에 쓰인 기술인데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7나노 기술이 쓰였다는 것은 화웨이의 기술이 애플이나 TSMC, 삼성보다 5년이상 뒤쳐져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화웨이가 미국의 엄격한 기술 제재에도 불구하고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는 점만으로도 중국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매체들은 이 스마트폰의 개발 성공을 미국의 포위망을 뚫고 중국이 기술 전쟁에서 승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에서는 화웨이와 SMIC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마이크 갤러거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위 위원장(공화당)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에 내장된 반도체 칩은 미국의 기술 없이는 생산할 수 없는 것이고, 따라서 SMIC가 수출제한 규정을 위반한 것 이라며 상무부는 화웨이와 중국 반도체 기업 SMIC에 대한 모든 기술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통제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주무부처 수장인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지난주 방중 직후 화웨이의 새 스마트폰 출시가 나온 것과 관련, 이 타이밍은 우연이 아닐 것 이라며 미국이 중국의 기술 역량을 단속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우리는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새 스마트폰을 출시한 점에 대해 세 가지 측면에서 이 내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가 사용된 사실은 미국의 기술 수출 규제에 구멍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블룸버그는 화웨이가 중국 공장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하이닉스로부터 메모리 칩을 어떻게 조달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지만, 미국의 제재가 전면 부과되기 시작한 2020년 전에 축적해 둔 부품을 활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둘째, SK하이닉스는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 사실이 확인될 경우 SK하이닉스도 미국의 제재 위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자사 부품이 사용된 사실은 미국 정부의 제재를 우회하는 경로가 존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미국 내에서는 화웨이와 SMIC에 대한 제재 수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3년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재초치에도 불구하고 화웨이의 첨단 스마트폰 출시를 막을 수 없었다. 미국의 제재 때문에 중국은 자체적으로 부품과 장비를 생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는 상당한 성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첨단기술 확보를 통제하려는 미국의 시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을 심각하게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중국의 첨단기술 역량을 억제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생각할 부분이 있다. 미국은 화웨이를 핵심기술 분야에서 압박하기 위해 반도체 수출 규제, 금융 제재, 투자 제한 등을 가했지만, 화웨이는 이를 극복하고 신형 스마트폰을 출시함으로써 미국의 압박에 맞섰다.

 

 미국은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대중국 제재 수위를 더욱 높여 중국의 첨단기술 역량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국도 미국의 압박에 맞서 첨단기술 분야에서 자립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인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첨단기술 역량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 기업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철저히 자국의 국익을 위해 움직이는 나라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한국의 관계가 끈끈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은 결코 자국의 이익이 달린 일에 한국에만 예외를 적용해 주지도 않는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대비하는 자세야 말로 현시대를 헤쳐나가는 원칙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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